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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2 (20:32:40)
두산 베어스 1년을 돌아보다 'No.58 금민철
(원본 글 링크 : http://yagooholic.tistory.com/260)
| 이 게시물은 배번순으로 작성되는 시리즈물입니다 |
선발, 그 중에서도 좌완 선발. 두산 베어스가 오래도록 갈망해오던 보직이었습니다. 2008년 다시 돌아온 좌완 에이스 게리 레스가 그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했지만 안타까운 사정으로 돌아간 후 또다시 찾아 헤맬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니 한 두 시즌 활약했다 한들 나이 많은 용병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적었지요.
그래서 2009년 금민철의 '뜬금없는' 각성이 놀라웠고 또 고마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2008년 불펜에서 쏠쏠한 활약을 보여줬다지만 미안하게도 제 개인적인 그에 대한 기대치는 불펜과 5선발을 오가는 '스윙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에 대한 기억은 느린 직구를 가진 롤러코스터 투수였으니까요.
기억. 그렇네요. 이젠 금민철은 두산 유니폼을 입지 않습니다. 오래도록 갈망해오던 좌완 에이스를 '모셔오기'위해 금민철을 내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현승은 분명 좋은 투수입니다. 타자친화적 홈구장과 후반기 스탯 손해로 얼핏 대단한 성적으로는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가 대단한 투수임에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많은 두산팬들은 이번 트레이드에 반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동안의 정때문에? 같은 좌완을 내주었기 때문에? LG, 삼성은 더 빼먹었는데 괜히 배아파서? 아닙니다. 조금은 그런 생각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가장 큰 불만은 '키워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두산은 그동안 많은 타자들을 배출해냈습니다. 크게는 손시헌, 고영민, 김현수.. 작게는 정수빈까지 야수에 있어서 크게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포수부분은 좀 아이러니네요; 감독이 포수출신인데..;;)
그런데 투수. 그 중에서도 선발투수는 아직도 실험만 거듭할 뿐 확실한 카드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용병에 대한 모기업의 지원이 부족한 것은 일견 이해되지만 서울팜이라는 좋은 자원을 가지고도 빈약한 선발진을 구축한 것은 못내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금민철이 빛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시즌 중 단 아홉 번의 선발 등판이었지만 그가 준 설레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단연 압권은 5월 27일 히어로즈전 한 이닝 9구 3삼진. 만화에서나 볼 법한 놀라움이었습니다.
이런 임팩트때문에 팬들은 그를 '금동이' '골든보이'로 불렀고 많은 애정을 쏟았습니다.
2009년의 금민철은 대단하다할 정도는 아니었을지라도 팬들을 꿈꾸게 해준 그런 선수였습니다. 불펜에서 고생하다 선발 일정이 빵꾸나면 채우곤 했던 그는 2009년 12월 30일 새해를 앞두고 트레이드되고 말았습니다.
벌써부터 그가 그리운 것은 키울만한, 키워낼 수 있는, 키웠어야할 자원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시즌기록 (출처 : Statiz)
준플레이오프 기록 (출처 : Statiz)
돌이켜보면 아직도 아쉬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 플레이오프 1차전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후 다시 선발 등판한 5차전. 1이닝 호투와 김현수의 홈런으로 앞서갔던 5차전. 그 경기가 비로 연기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다음날 0.2이닝동안 4실점하는 금민철을 보지 않았어도 됬을 것이고 무기력하게 패배하는 팀을 보지 않았을지도 모를테지요.
SK에게 강했던 금민철이기에 수세에 몰려있는 팀에게 큰 힘이 되리라 믿었었는데.. 다시 생각해도 참 하늘이 원망스러웠던 2009년 10월이었습니다.
vs SK (출처 : Statiz)
감정이 얼굴에 잘 드러나지 않는 선수. 직구는 느리지만 환상적인 커브를 갖고 있는 투수. 종종 주자를 쉽게 내보내지만 끝끝내 잘 막아내는 믿을맨. 금민철은 더이상 두산 유니폼을 입지 않습니다. 그래도 항상 응원할 것입니다. 잠시나마 달콤한 꿈을 꾸게 해준 '골든보이'니까요.
아주아주 짧은 금동이의 2009년 이야기로 '두산 베어스 1년을 돌아보다'를 끝내려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은 참 많았는데 글재주가 부족하네요.. 그나저나 하필이면 마지막이 금민철이라니 뭔가 또 서운합니다ㅜ
사실 이 시리즈를 작년말까지 마치고 싶었는데.. 벌써 3월이네요. 혹시라도 기다리신 분이 있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팬심 하나로 아무렇게나 끄적이다가 시작했던지라 조금은 가볍게 생각했는데 이젠 정까지 들었습니다. ㅎㅎ 가끔은 손발이 오글오글할 정도로 찬양만하고 가끔은 잘 알지도 못하는 스탯을 나열하며 잘난척을 하곤 했는데 귀엽게 봐주셨음 좋겠네요. 비판할 건 비판하고 싶었는데 일정 수위를 넘지 못했으니 저도 참 빠돌이인가 봅니다. 하하;;
이미 두 달이나 지나버린 2010년. 조금 있으면 시범경기가 시작하고.. 정말 야구의 계절이 돌아오겠네요. 얼마있으면 저는 당분간 야구를 보지 못하겠지만 야구는 끝나지 않으니까요!
그동안 오프시즌만 되면 배고픔에 떨었던 두산팬들.. 그래도 이번년도에는 예년들처럼 춥지만은 않네요. 기대하게 만드는 소식들도 왕왕 들리니 말입니다. 달감독님도 올해는 처음부터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과 생활하셨으니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지요? ㅎㅎ 두산 베어스의 2010년 새 캐치프레이즈를 외치며 글을 마무리할까해요.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All In V4, Hustle Doo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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